가타카 1997 영화 리뷰 및 해석

스토리 요약

인간이 유전자 조작을 통해 완벽한 아이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세상. 이 사회에서는 유전적으로 우수한 우월자와 자연적으로 태어난 열등자로 나뉘어 삶에 모든 부분에서 차별받게 된다.
 
주인공 빈센트 프리먼(Ethan Hawke)은 자연 출생한 '열등자'로 심장병과 근시 등의 문제로 인해 평균 수명 30세라는 판정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는 우주 비행사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빈센트는 유전적으로 완벽한 제롬 유진 머로(Jude-law) 와 계약을 맺고, 그의 신분으로 위장해 항공우주국에 입사하게 된다. 빈센트는 가짜 혈액, 소변, 지문 등을 이용해 철저하게 유전자 검사를 속이며 꿈을 향해 나아간다.
 
그러나, 예정된 우주 비행을 앞두고 가타카 내부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유전적으로 불안전한 자 '열등자'의 흔적을 발견하고 수사를 시작하며, 빈센트는 점점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마침내 우주선 발사 당일 빈센트는 신체검사에서 유전자 검사가 아닌 진짜 인가적인 방식(악수)으로 통과하게 되고, 그는 결국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우주로 향한다.

 
가타카는 유전자에 의해 운명이 결정되는 사회에서 인간의 자유의지와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영화다. 각 캐릭터는 서로 다른 철학적 개념을 상징한다. 이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은 실존주의, 결정론, 허무주의 등의 사상을 반영한다.
 

1. 빈센트 프리먼 (Vincent Freeman) – 실존주의와 자유의지

빈센트는 유전적으로 열등하게 태어나 불리한 환경 속에서 성장하지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한다. 그는 유전자 결정론(Genetic Determinism)이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인간의 가치를 선천적 요인이 아닌 개인의 선택과 노력에 의해 정의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존재다.
 
그의 삶은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의 실존주의(Existentialism) 철학과 연결된다. 사르트르는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Existence precedes essence)"고 말하며, 인간은 타고난 특성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존재라고 주장했다. 빈센트는 유전자 검사에서 열등하다고 판명되었지만, 자신의 의지와 행동을 통해 한계를 뛰어넘고 사회적 성공을 이룬다. 이는 실존주의적 사고방식에서 인간이 자유로운 존재이며, 환경을 초월해 자신의 정체성을 창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그는 니체(Friedrich Nietzsche)의 초인(Übermensch) 사상을 구현하는 인물이다. 니체의 초인은 기존 사회의 가치를 거부하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 존재로, 빈센트는 유전자에 의해 정해진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자신을 초월한 인간’이 된다.
 
결국, 빈센트의 여정은 선천적 요인이 인간을 결정짓지 않으며, 사회적 조건이 아닌 개인의 노력과 신념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실존주의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2. 제롬 유진 머로 (Jerome Eugene Morrow) – 허무주의와 우생학의 역설

제롬은 유전적으로 완벽한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의 삶에 의미를 찾지 못하고 좌절하는 인물이다. 그는 신체적으로 우월하지만, 스스로 자포자기하며 무기력한 태도로 살아간다. 이 캐릭터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허무주의(Nihilism) 와 깊이 연결된다. 니체는 전통적인 가치를 거부하며, 인간이 스스로의 의미를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제롬은 이러한 노력을 포기하고 무의미함 속에서 살아간다.
 
그는 완벽한 유전자 조합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회의적이다. 영화는 이를 통해 우생학(Eugenics)의 역설을 보여준다. 유전적으로 우월한 조건을 갖춘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거나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며, 인간의 가치는 단순히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지 않음을 강조한다.
 
제롬의 비극은 ‘완벽한 인간’이라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그는 ‘최고의 유전적 자질을 가진 사람’이었으나, 사고로 인해 장애를 입고, 자신이 가치 없는 존재라고 여기게 된다. 이 모습은 사회가 만든 완벽함의 기준이 개인의 존재 의미를 앗아갈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결국, 그는 빈센트에게 자신의 신분을 넘겨주며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실현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는 자신의 삶을 마감하며 완전한 허무주의자로 남는다. 그의 존재는 유전적 완벽함이 곧 삶의 의미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징하며, 인간의 가치는 본질적으로 다른 차원에서 정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3. 이레네 카사니 (Irene Cassini) – 생체권력과 사회적 낙인

이레네는 ‘우월자(Valid)’로 태어났지만, 심장 질환으로 인해 완벽한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캐릭터다. 그녀는 유전자 계급 사회에서 ‘불완전한 우월자’로 분류되며, 자신이 가진 약점으로 인해 스스로를 열등하다고 여긴다.
 
그녀의 존재는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생체권력(Biopower) 개념과 연결된다. 푸코는 현대 사회가 인간의 몸과 생물학적 데이터를 통제하는 방식에 대해 연구했으며, 가타카의 사회 구조는 생체권력을 통해 개인의 삶을 통제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이 사회에서 인간의 가치는 유전 정보에 의해 결정되며, 개인의 능력이나 성격이 아니라 DNA가 사회적 위치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요소가 된다.
 
이레네는 사회가 강요하는 ‘완벽함’의 기준에 따라 자신을 평가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이유로 사랑과 성공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녀는 빈센트를 통해 인간의 가치는 유전자 수치가 아니라, 개인의 신념과 노력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녀의 변화는 영화가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 중 하나인 ‘유전적 한계가 인간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는다’ 는 점을 강조한다.
 

가타카 해석

가타카는 단순한 SF 영화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과 자유의지, 유전자 결정론과 사회적 차별, 그리고 운명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는 "인간의 가치는 유전적으로 결정되는가, 아니면 개인의 의지와 노력에 의해 형성되는가?" 라는 근본적인 철학적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를 통해 실존주의, 결정론, 우생학, 생체권력, 허무주의 등의 철학적 개념을 탐구할 수 있다.

1. 유전자 결정론 vs 자유의지: 우리는 운명을 극복할 수 있는가?

가타카의 세계에서는 유전자가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 사회에서는 완벽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Valid)자연적으로 태어난 열등한 인간(In-Valid) 이 분리되며, 유전자는 직업, 사회적 지위, 심지어 연애와 결혼까지 결정짓는다. 영화는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유전자 결정론(Genetic Determinism)을 강하게 비판한다.
 
주인공 빈센트는 자연 출생한 열등자로 태어나 신체적으로 취약하고, 평균 수명조차 짧게 판정받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이는 자유의지(Free Will)와 실존주의(Existentialism)를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다.

실존주의(Jean-Paul Sartre)와 빈센트의 선택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는 "인간은 본질(Essence)을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Existence)를 스스로 만들어간다." 라고 주장했다. 이는 《가타카》에서 빈센트의 여정과 맞닿아 있다.

  • 빈센트는 타고난 유전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 그는 타인의 신분(제롬의 DNA)을 빌려 사회 시스템을 속이지만, 결국은 자신의 능력과 의지로 우주에 도달한다.
  • 이는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개인이 개척하는 것이다." 라는 실존주의적 메시지를 강조한다.

즉, 가타카의 시스템은 인간을 유전자라는 틀에 가두지만, 빈센트는 이를 거부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존재가 된다.

2. 우생학(Eugenics)의 문제점: 완벽한 인간이란 존재하는가?

가타카의 세계는 우생학(Eugenics)을 기반으로 한 사회다. 우생학은 인간의 유전적 특성을 조작해 더 나은 인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개념이며, 과거 나치 독일과 미국의 강제 불임 정책 등 역사적으로도 논란이 많았다. 영화는 완벽한 유전자가 반드시 완벽한 인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생학적 사고방식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유전적 우월성이 행복과 성공을 보장하는가?

  • 제롬 유진 머로(Jerome Eugene Morrow)는 유전적으로 완벽한 인간이지만,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좌절한다.
  • 그는 육체적으로는 완벽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허무주의(Nihilism)에 빠져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 반면, 빈센트는 유전적으로 열등하지만,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강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대비는 "완벽한 유전자가 완벽한 인생을 보장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유전자 결정론이 인간의 가치나 행복을 보장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3. 미셸 푸코의 생체권력(Biopower): 유전자에 의해 통제되는 인간

가타카에서 사회는 유전자 검사라는 기술을 통해 인간을 통제한다. 모든 사람들은 혈액 검사만으로 직업을 구할 수 있는지, 좋은 보험을 받을 수 있는지, 심지어 연애할 자격이 있는지까지 결정된다. 이는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생체권력(Biopower) 개념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 푸코는 현대 사회가 생물학적 데이터를 활용해 인간을 통제하고 계급을 나눈다고 주장했다.
  • 영화 속 세계에서는 국가와 기업이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시민들을 분류하고 차별한다.
  • 이 시스템은 개인의 능력이나 개성을 무시하고 오직 유전자 정보만으로 인간을 평가하는 비인간적 구조를 만든다.

특히, 이레네 카사니(Irene Cassini)는 우월자로 태어났지만 심장 질환 때문에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캐릭터다. 그녀는 겉으로는 빈센트보다 높은 지위에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자신을 열등하다고 생각하며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유전적 차별이 결국 모든 사람을 억압하는 시스템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4. 능력주의(Meritocracy)와 특권의 허구성

영화는 유전적 특권이 곧 능력을 의미하지 않음을 강조한다.

  • 빈센트는 노력과 열정으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한다.
  • 반면, 그의 동생 안톤(Anton Freeman) 은 우월자로 태어났지만, 빈센트와의 경쟁에서 계속 패배한다.
  • 이는 "타고난 조건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과 선택이 중요하다" 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주제는 현대 사회의 능력주의(Meritocracy)와도 연결된다. 사회는 개인이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출생과 환경이 큰 영향을 미친다. 《가타카》는 이러한 능력주의의 허구성을 꼬집으며, 인간을 평가하는 기준이 단순한 생물학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감독 앤드류 니콜(Andrew Niccol)

뉴질랜드 출신의 영화감독이다. 가타카로 데뷔하며 철학적이며 SF영화를 많이 선보였다. 사회 비판적이고 인간의 본질과 윤리를 탐구하는 작품을 주로 다뤘다. 시각적으로 미니멀리즘적인 세트 디자인과 차가운 색감을 사용해 미래 사회의 비인강성을 강조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 영화로 꼽는 트루먼 쇼의 각본을 맡았다. 그러나 이후 작품들은 데뷔작과 트루먼쇼와 비교해 완성도가 떨어졌다.
 

결론

가타카의 마지막 장면에서 빈센트는 결국 우주로 떠나고, 제롬은 자신의 삶을 마감한다. 이 대비는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철학적 메시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빈센트의 우주 비행: 인간은 타고난 운명을 초월할 수 있으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실존주의적 메시지를 상징
제롬의 자살: 유전적으로 완벽한 인간도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할 수 있으며, 사회적 기대가 인간을 억압할 수 있음을 시사
 
가타카는 "인간을 결정짓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개인의 신념과 행동이다." 라는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과학기술이 인간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과학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가타카가 던지는 질문

유전적 차별이 정당한가?
인간은 운명을 극복할 수 있는가?
노력과 자유의지는 유전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가?
우리는 사회적으로 정해진 틀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가?